창업 열풍이 불면서 수많은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사실 그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매년 창업하는 기업 수의 절반은 폐업한다. 국세청 통계를 보면 지난 2014년 창업한 기업은 11만2000개였고, 폐업한 기업은 5만4000개였다. 창업한 기업 2곳 중 1곳은 2년 내에 폐업했고, 5년 이상 버티는 기업은 30%가 채 안 됐다. 그러나 실패 후 다시 창업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KAIST 기업가정신연구센터에 따르면 한국의 재도전 비율은 7.2%에 불과하고, 이 중 21%는 다시 문을 닫았다. 창업 후 재도전하는 횟수는 1.3회로 2.8회인 중국·미국보다 적었다. 이들이 창업에 다시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재정적 어려움이다. 이에 정부와 민간에서 실패한 창업가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재창업자 교육·캠프 프로그램 활용

재창업 기업인의 문제는 사업 실패의 원인을 분명히 파악하지 못한 데다 창업에 실패한 사람을 낙오자로 보는 사회적인 인식 등으로 인한 자존감 하락 등이다. 이러한 문제를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 있다. '재도전 성공 패키지'는 중소기업청과 미래창조과학부·부산광역시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재창업에 도전자에게 교육과 멘토링, 보육 공간까지 지원하는 종합 지원 사업이다. KAIST와 동국대에서 기본 교육을 20시간 받은 후 서울·부산에 마련된 교육장에서 집합 멘토링을 받는다. 회계사·변리사·법무사 등 전문가 22명이 직접 강의한다. 현재 수요 조사 중으로 계획을 확정해 오는 10월 홈페이지(www.rechallenge.or.kr)에 공고 후 지원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실패 경험에 발목 잡혀 창업은 하고 싶지만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을 위해 '재도전 경영자 힐링캠프'가 열린다. 경남 통영 한산면 죽도에 있는 재기중소기업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이 캠프는 실패 경험이 있는 기업인에게 한 달간 재기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전액 무료다. 4주간 합숙하면서 불교·천주교·개신교 등 종교 지도자 등의 도움을 받아 실패 경험을 극복하기 위한 심리 치료를 받고, 재창업을 위한 1대1 상담도 할 수 있다. 하반기에는 9월 25일~10월 21일, 11월 27일~12월 23일 두 차례 캠프가 열린다. 신청은 9월 9일까지다. (051)316-4050.

실패 사례를 공유하는 공모전도 활용할 수 있다. 창업진흥원은 오는 31일까지 창업 실패와 재도전 과정과 향후 사업 계획을 담은 수기를 모집한다. 1차 서면 평가 후 2차 발표 평가를 거쳐 마지막에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총 15팀을 선정하는데 대상과 최우수상에는 각 3000만원, 1000만원과 함께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042)480-4433,

◇은행 등 금융권도 재창업 지원

기업은행은 재창업 기업인에게 법인 신용카드를 발급해준다. 산은캐피탈은 재창업 기업이 자동차를 구입할 때 리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법인카드 한도는 500만원이며 할부 결제도 가능하다. 현금서비스, 카드론, 일부 결제 금액 이월 약정(리볼빙) 서비스 등은 지원하지 않는다. 리스 대상 자동차는 2000㏄ 이하, 25인승 이하 승합차, 2.5t 이하의 트럭이다. 1대 3000만원, 2대 5000만원까지 지원 가능하다. 두 서비스 모두 신용회복위원회의 재창업 지원을 받아 채무 조정을 통한 변제 계획은 이행하면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재창업자금 대출금을 연체하지 않고 상환하는 기업인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대출이 연체됐지만 재활 의지가 있는 기업인의 재기를 돕는 '재취업·재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대표의 나이, 대출 연체 기간, 연체 금액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인의 재기 의지를 평가한 뒤 채무 상환 기간을 늦춰주거나 이자를 감면해 주는 것이다. 또 '신한 미소금융재단'이 연 4%대 미만의 저리(低利)로 대출을 지원한다. BNK금융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계열사를 통해 재창업 자영업자 대출을 지원한다.

기술보증기금의 '패자 부활 프로젝트'도 활용할 만하다. 실패한 기업인이 재창업할 때 과거에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받은 보증 대출의 만기를 연장해 빚 부담을 감면해주고, 신규 대출 시 보증 혜택도 제공한다.

벤처캐피털(VC)도 창업에 재도전하는 기업을 선정해 지원한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작년 결성한 169억원 규모의 'KIF-캡스톤 재도전 IT 투자조합'을 통해 재창업에 나선 창업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큐브벤처파트너스는 작년 결성한 150억원 규모의 '큐브 바운스백 투자조합'을 통해 재기를 노리는 기업에 기회를 제공한다.

기사 원문 : http://news.chosun.com/misaeng/site/data/html_dir/2016/08/12/2016081200079.html